
수주는 운이 아니라 전략으로 결정됩니다. 기업의 사활을 가른 실제 현장 사례와 함께, 수주전략과 제안전략의 본질을 정리해보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10년 이상 다양한 B2B 세일즈 현장에서 컨설팅과 실무를 함께 경험해 왔습니다. 대형 ICT 구축사업, 인프라 사업, 무기체계 개발, 유통과 면세점, 유지보수 운영, 교육 서비스, 제조업 부품 공급, 신기술 개발까지 여러 산업을 거치며 수주/제안에 특화된 전략개발 관점과 방법론을 정립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업종도 다르고 고객도 다르고 사업 방식도 달라 보이지만, 실제로 수주를 만드는 과정에는 분명한 공통 원리가 있다는 점입니다. 고객을 이해하고, 적합한 기회를 고르고, 전략을 세우고, 제안과 협업을 통해 선택받는 구조입니다.
업종은 달라도 수주를 만드는 원리는 연결됩니다. 이 블로그는 그 공통 원리를 정리한 B2B 세일즈 기록입니다.
고객은 지금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B2B 영업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것입니다.
“고객이랑 관계는 좋은데, 왜 우리한테 사업을 안 주는 걸까요?”
고객과 밥도 먹고, 미팅도 자주 하고, 연락도 잘 되는데 막상 수주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상황이 왜 생기는지,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포지셔닝 개념이 핵심 열쇠가 됩니다.
제안전략의 출발점은 제품의 스펙도, 가격도 아닙니다. 고객이 지금 우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에서 시작합니다. 그 인식을 파악하고, 수주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것, 이것이 제안전략의 본질입니다.
수주전략은 포지셔닝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마케팅에서 자주 쓰이는 STP 전략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Segmentation(시장 세분화), Targeting(목표 고객 선정), Positioning(포지셔닝)의 세 단계로 구성됩니다.
이 중 B2B 수주영업이 집중적으로 다루는 단계가 바로 포지셔닝(Positioning)입니다. 이미 특정 고객과 특정 사업기회를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들 사이에서 우리가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포지셔닝이란 고객의 마음속에 우리 회사와 솔루션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B2B에서는 B2C처럼 브랜드 이미지 하나로 구매가 결정되지 않습니다. 고객은 사업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단계별로 평가하면서 공급사를 선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B2B에서는 전략적으로 포지셔닝을 관리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포지셔닝의 4단계, 고객은 우리를 이렇게 인식한다
고객이 공급사를 인식하는 수준을 4가지 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수주전략을 개발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1단계 — Unknown Position: “누구세요?”
고객이 우리 회사를 전혀 모르는 상태입니다. 아무리 좋은 솔루션을 갖고 있어도, 고객이 모르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아직 수주 경쟁에 끼어들 수도 없습니다.
2단계 — Known Position: “아, 그런 회사군요”
어떤 계기로 고객이 우리를 알게 된 상태입니다. “그런 회사도 있구나”, “그런 솔루션도 있군요” 정도의 인식입니다. 어쩌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인상이 생긴 단계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이 단계에 머무르면서 착각을 합니다. 고객이 우리를 알고 있으니 필요하면 연락이 오겠지, 좋은 제품이니 고객이 알아서 구매하겠지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Known Position은 수주의 출발선에 선 것일 뿐, 아직 결승선 근처에도 가지 못한 상태입니다.
3단계 — Improved Position: “한번 같이 해봐야겠는데요”
고객이 우리 솔루션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상태입니다. “그 회사 괜찮은 것 같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한번 검토해봐야겠다”는 수준의 생각입니다. 이 단계가 되어야 비로소 제안요청서(RFP)를 받고 유의미한 경쟁 구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단, 이 단계에 들어왔다는 것은 경쟁사도 함께 들어왔다는 의미입니다. 진짜 수주전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4단계 — Favored Position: “거기 아니면 안 됩니다”
고객이 우리를 가장 선호하는 상태입니다. “무조건 거기랑 해야겠다”, “거기 아니면 안 된다”는 수준의 확신이 생긴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 도달하면 수주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집니다.
수주전략이 목표로 삼아야 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Known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Improved를 거쳐 Favored까지 도달하는 것이 전략의 방향입니다.
포지셔닝 단계별로 달라지는 수주전략
‘알리면 팔린다’는 착각
현장에서 가장 자주 보게 되는 실수가 있습니다. 마케팅을 열심히 해서 고객에게 잘 알려지면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진다고 믿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객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고객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정의하고, 그것을 충족할 수 있는 여러 공급사를 비교하고,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대상을 선택합니다. 알고 있다는 것(Known)과 선택한다는 것(Favored)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고객이 우리를 알고 있다고 해서 수주가 보장되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이 우리를 선호하도록 만드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고객의 인식 수준에 따라 필요한 전략과 활동도 달라집니다.
Unknown → Known: 존재를 알리는 단계
잠재 고객이 우리를 인식하도록 만드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박람회나 세미나 참여, 관련 업계 행사에서의 발표, 온라인 마케팅, SNS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적극적인 고객 발굴이 필요한 경우에는 직접 담당자에게 연락해서 미팅 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블로그처럼 전문성 있는 콘텐츠를 통해 잠재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Known → Improved: 신뢰를 쌓는 단계
고객이 우리를 알게 되었다면, 다음은 고객의 이슈를 파악하고 그 이슈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고객이 먼저 요청해오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고객의 상황을 사전에 파악해서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고객의 이슈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만으로도 포지션이 올라갑니다.
Improved → Favored: 선택받는 단계
이 단계가 가장 어렵고, 가장 중요합니다. 고객의 이슈를 더 깊이 이해하고, 구매 기준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주며,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요소를 고객에게 명확히 전달해야 합니다. 단순히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을 넘어서, 고객이 우리를 선택해야 하는 근거를 만들어주는 것이 이 단계의 핵심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고객과 접촉하는 모든 구성원이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업 담당자는 좋은 말을 하는데, 기술 담당자가 다른 이야기를 하거나, 임원이 엉뚱한 메시지를 전달하면 고객의 신뢰는 흔들립니다. Favored Position은 조직 전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마무리
수주전략은 포지션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계획이다
전략은 현재 우리의 포지션을 파악하고,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구체화하는 것입니다. 한 번에 Unknown에서 Favored로 뛰어오를 수는 없습니다. 단계별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해야 합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처음엔 이름도 모르던 참가자가, 미션마다 적합한 역량을 보여주면서 점점 더 많은 팬의 지지를 얻어갑니다. 어느 순간 “저 사람이 우승해야 해”라는 확고한 지지층이 생깁니다. B2B 수주전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매 접점에서 고객이 생각하는 이슈에 가장 적합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포지션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이 공략하고 있는 고객에게 여러분의 회사는 어느 포지션에 있습니까?
Known에 머물러 있다면 Improved로 올라가기 위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Improved라면 Favored를 목표로 삼아야 할 때입니다. 포지션을 모른다면, 지금 당장 파악하는 것이 전략의 첫 번째 과제입니다.
B2B 세일즈를 위한 차별화된 수주/제안전략이 필요하시다면 아래 연락처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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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etter Way 대표 컨설턴트 이제원
leejewon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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