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자와 6개월을 쌓았다. 관계도 좋았고, 제안서 피드백도 긍정적이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갑자기 이직했다. 혹은 부서가 바뀌었다. 혹은 “담당자가 교체됐습니다”라는 한 마디로 연락이 끊겼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이것은 운이 나빴던 게 아니다. 한 명에게만 의존했던 구조의 필연적인 결과다.

젠슨황은 세 개의 레이어를 다각적으로 공략했다.
2026년 6월 5일 오후에 T1 베이스캠프에서 500명의 게이머 앞에 섰다. 저녁에는 최태원·구광모·이해진과 삼겹살을 먹었다.
이틀 뒤인 6월 7일에는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과 NC 김택진 CEO를 PC방에서 연쇄적으로 만났다.
며칠 간격으로 User(게이머), Influencer(게임사 CEO), Decider(그룹 회장)를 동시에 공략했다.
이러한 다각적인 공략을 ‘멀티스레딩(Multi-threading)’이라고도 한다.
B2B 세일즈 현장에서 흔히 키맨이라고 불리는 핵심인원에 집중해서 고객을 공략한다. 키맨의 비중이 크고 의사결정권이 있다면 효과적인 접근방법이다. 이러한 방식을 ‘싱글스레딩(Single-threading)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키맨이 모든 것을 결정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고객과 접점을 다양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젠슨황은 접점을 한 곳만 확보하지 않았다. 역할마다 별도의 접점이 있었고, 한 사람이 이탈해도 나머지 접점은 살아있는 구조였다.
싱글스레딩이 딜을 죽이는 세 가지 방식
첫째, 담당자가 결정권자가 아닌 경우. 가장 흔한 함정이다. 6개월을 공들인 담당자가 실은 위에 보고하는 사람이었다. Decider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담당자가 아무리 우호적이어도 그 사람이 예산을 집행하지 않으면 딜은 닫히지 않는다.
둘째, 담당자가 이탈하는 경우. 이직, 부서 이동, 휴직. B2B 딜은 길게는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린다. 그 사이 담당자가 바뀌는 일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접점이 한 명뿐이었다면 그 사람과 함께 딜도 사라진다.
셋째, 담당자가 내부에서 밀리는 경우. 담당자가 우리 편이어도 내부에서 반대 세력이 더 강할 수 있다. 우리가 모르는 Influencer나 Gatekeeper가 다른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끌고 간다. 담당자 한 명만 공략하면 이 역학을 볼 수가 없다.
엔비디아는 팀으로 움직였다
젠슨황의 2차 방한에서 눈에 띄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그는 혼자 오지 않았다.
딸 매디슨 황은 아버지보다 6주 먼저 한국에 와 두산로보틱스, 서울대, LG R&D를 각각 방문했다. 아버지가 CEO 레이어를 담당하는 동안 딸은 실무·연구 레이어를 커버했다. 아내 로리 황과 예비 사위도 동행했다.
한 사람이 모든 접점을 커버하지 않았다. 역할을 나눠 여러 레이어에 동시에 들어갔다.
실무에서도 세일즈 담당자가 실무 레이어를 커버하는 동안, 리더십이 의사결정자 레이어와 접점을 만드는 팀 세일즈가 필요하다.
멀티스레딩 실행의 현실적인 방법
“기존 담당자가 불편해하지 않을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맞다. 담당자를 건너뛰거나 뒤통수를 치듯 상위 라인에 접근하면 관계가 깨진다. 방법이 있다.
담당자를 활용해서 올라간다. “윗분께 직접 발표 기회를 드리고 싶은데, 자리를 만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담당자의 이름으로, 담당자의 협조를 얻어 상위 접점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담당자도 내부에서 공을 세우는 구조가 된다.
다른 부서를 통해 들어간다. IT팀을 통해 들어갔다면, 현업 팀장이나 재무팀과도 별도로 접점을 만든다. 부서가 다르면 담당자의 영역 침범이 아니다.
최소 3명의 접점을 목표로 한다. 계정 내에 3명 이상과 관계가 있으면 1명이 이탈해도 딜이 살아남는다. 지금 진행 중인 딜에서 접점이 1명뿐이라면, 다음 미팅 전에 “한 명을 더 만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지금 당신의 딜을 점검하라
아래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딜이 위험하다.
– 이 계정에서 내가 정기적으로 연락하는 사람이 1명뿐이다
– 그 사람이 “내가 결정한다”고 했지만 Decider를 직접 만난 적이 없다
– 그 사람이 갑자기 자리를 비우면 딜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젠슨황은 같은 날 세 개의 레이어를 동시에 움직였다. 당신의 딜에서 지금 몇 개의 레이어가 살아있는가.
[젠슨황에게 배우는 B2B 세일즈 : Buying Center 공략]
(프롤로그) 젠슨황이 삼겹살집으로 간 이유는?
https://letsfindabetterway.blog/jensen-huang-buying-center-01/
(1편) 당신이 미팅하는 그 사람, 결정권자가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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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글 [2편] 한 명에게만 팔고 있다면, 사업기회는 이미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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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같은 제품을 팔면서 왜 그는 매번 다른 말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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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경쟁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이긴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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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 내가 없는 자리에서도 팔아주는 사람을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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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 미팅보다 중요한 것은 ‘팔로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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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편] 고객이 움직이기 전에 판을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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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젠슨황이 했던 것, 당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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